활동자료[국회 토론회] 민식이법 시행 2주년 성과와 평가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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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토론회] 민식이법 시행 2주년 성과와 평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법 중 하나인 「민식이법」 시행 2주년을 맞아 국회에서 이 법의 발의자인 강훈식 의원실 주최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아동안전위원회 이제복 위원장도 토론에 참가해 다양한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눴습니다. 


이제복 위원장은 어린이 교통안전을 지키자는 선한 취지의 법이 왜 논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는지 그 원인을 첫째, 국회의 '아동 안전법 입법시 후속 논의 부재'와 둘째, '법 만능주의의 환경적 위험요소 무시'를 주장했습니다. 


아동 안전법은 처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더 좋게 발전시키는 것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여러분들께 아동 안전법/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와 동참을 부탁드리는 이유입니다. 가 아동 안전법/정책 활동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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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안전위원회 이제복 위원장 토론 전문


가장 안전해야 어린이보호구역은 공을 차거나 친구와 장난치며 뛰어가는 아이들과 그 사이로 지나가는 차량들이 뒤섞여 예측 불가능한 위험요소가 참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우리나라 어린이 사망사고 1위는 ‘보행 중 교통사고’이며, 특히 최근 3년간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생을 포함한 저학년 사고가 60% 이상을 차지합니다.


민식이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법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법 시행 이후 격렬한 비판과 조롱까지 당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분명 “모든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통학해야 한다.”라는 선한 명제에서 출발한 법이 이토록 논쟁이 된 것일까요? 저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민식이법 법 개정 이전에 충분한 논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법은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모아져 뜨겁게 논쟁하는 것이 건강한 일입니다. 충분히 토론한 결과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 상호 합의할 수 있는 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순서입니다. 


하지만 민식이법의 경우 순서가 정 반대였습니다. 민식이법은 지난 총선 전 선거법 관련해서 본회의 개최 여부가 이슈가 됐을 뿐 법 자체에 대한 이견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반면 법이 실제로 공포되자 그제야 운전자에 대한 처벌이 과하다는 것을 골자로 비판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왜 그랬던 것일까요?


국회 내 논의가 너무나도 부족했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 관련 법은 거의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의 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모두 공론화 과정이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어린이 안전 관련 법이 대개 그렇듯 어떤 아이가 안타깝게 사망하면 순간 이슈가 되지만 그 어떤 정치인도 그 일을 우선순위에 두고 끝까지 완수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단 한 명이라도 어린이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입법을 책임지는 국회의원이 있었다면 민식이법이 입법 과정에서는 관심 대상에서 패싱 되다가, 법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운전자들의 소외감과 불편함을 이유로 뭇매를 맞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는 국회가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잘못입니다.


둘째, 민식이법이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민식이법의 어린이 보호구역의 차량 속도 감소에 대한 효과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서울시 택시 운행기록데이터 조사를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공단은 택시 운행기록 자료를 활용해 민식이법 시행 이전(2018년 6월)과 이후(2020년 6월)의 서울시 스쿨존 주변 1,400여 개 도로의 통행 속도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어린이 통학시간대(6시~9시, 12~15시)의 택시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34.3km/h(2018년 6월)에서 시속 32.0km/h(2020년 6월)로 6.7%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동 사망사고 1위는 보행 중 교통사고이고, 심지어 아이를 키우는 운전자의 경우에도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갑자기 범죄자가 되진 않을까 하는 불안과 우려가 큽니다. 그 이유는 운전자가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의 유일한 원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불법 주·정차된 차량 문제로 아이들에 대한 시야 확보가 어려운 환경적 요인 등을 고려하지 않고, 사고에 대한 책임을 오직 운전자에게 묻는 것은 공정하지도 않고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22년 4월 7일, 악사(AXA) 손해보험이 운전자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제도 인식조사'에서도 응답자 중 45%는 '민식이법의 실효성이 의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운전자의 안전 의무를 강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사고가 나는 환경 자체를 변화시켜 자연스럽게 사고의 확률을 낮추는 것도 병행해야 합니다. 옐로카펫은 그러한 예시 중 하나입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 보행자와 운전자 그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행동을 유도해서 전국 지자체 정책으로 많이 확대되었습니다. 


 옐로카펫을 통한 환경 개선의 교통사고 예방 효과는 강제성에 못 미치지 않았습니다. 도로교통공단에서 서울시 내의 어린이보호구역에 설치된 13개의 옐로카펫 현장에서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옐로카펫 설치가 2가지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첫 번째는 운전자가 아이들을 인지해 주행 속도를 줄인 것입니다. 옐로카펫을 처음 본 운전자의 73.4%가 15%가량 속도를 줄였으며 앞서 인지한 운전자의 25%가 속도를 줄인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아이들의 경우 안전한 공간에서 대기하지 않고 보도석을 넘어가거나 걸쳐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옐로카펫을 설치한 이후 어린이 보행자의 93.4%가 옐로카펫 안에서 대기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저는 여러분께 옐로카펫을 확대하는 것이 능사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아이들의 안전이 강제에 의한 법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사고의 확률이 있는 환경 자체를 안전하게 변화시키는 것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에서 아동안전위원회에서 2019년부터 ‘어린이보호구역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해 왔습니다. 아동 당사자가 어린이보호구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아동을 포함한 성인들이 투표와 발표 심사를 통해 수상작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그 대상작은 정책으로 실현되는데 그 결과 첫해 대상작인 스마트볼록거울은 이미 서울특별시 시범사업으로 확정돼 곧 설치가 됩니다.


민식이법은 시행 2년이 돼서야 비로소 자리잡고 있습니다. 앞으로 민식이법을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도 우리가 할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동이 안전한 나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민식이법들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충분히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사전에 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부분은 강제하되 환경 자체를 변화시키는 일을 병행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만 좋은 취지의 법이 온 국민의 동참을 이끌고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오늘 토론회가 어린이가 안전한 통학로에서 나아가 아동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작은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